본문 바로가기

목회 칼럼

"가짜 도둑" - 2008년 8월 31일 주보

가짜 도둑

마정호 목사

  한밤중에는 작은 소리도 크게 들립니다. 잠을 자는 중에 퉁!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잠시 놀라면서 밤손님이 왔나? 귀를 기우리지만 더 이상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밤에도 또 같은 소리로 퉁!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내는 놀라면서 누가 왔나 봐요? 순간 숨을 죽이면서 다시 이어질 소리를 기다려 보았지만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왔으면 개라도 짖을텐데 개도 조용했습니다.
  어느 집에 도둑이 들어왔답니다. 아내가 무서워서 남편에게 "여보, 도둑이 왔나 봐요?" 남편은 "도둑? 들어오기만 해 봐라." 그런데 도둑이 방안으로 들어왔답니다. 아내는 작은 소리로 "여보, 도둑이 들어왔어요." 그때 남편이 목소리를 낮추면서 "짜식, 훔쳐 가기만 해봐라." 그렇지만 도둑은 돈을 꺼내서 유유히 나갔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그제서야 큰소리로 "짜식, 다시 오기만 해봐라." 라고 했다는 유머도 있습니다.
  저도 그런 남편이 될 것 같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개한테 화살을 돌렸습니다 '저 개는 짖지도 않아? 주인한테는 잘도 짖더니.' 그리고 그날 밤을 무사히 지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에도 또 같은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그때 순간적으로 생각나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침마다 앞 마당에 뒷집 감나무에서 아직 익지 않은 감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충실하지 못한 열매가 그냥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아하 감 떨어지는 소리구나. 감이 개집 위에 가려놓은 판넬에 떨어지는 소리였습니다. 그제서야 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 긴장시킨 가짜 도둑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한편 마음도 편해졌습니다. 겁쟁이 남편으로 몰릴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저는 큰 소리로 '아 저 소리는 감 떨어지는 소리야.; 아내를 안심시키는 용감한 남편이 되어 있었습니다.
  자칫 감 떨어지는 소리에 약해지는 남편이 될 뻔했습니다. 충실하지 못한 감열매가 사람을 긴장하게 하고 겁을 먹게 했습니다. 충실한 열매는 끝까지 붙어서 맛있는 열매로 자기 이름을 나타낼 것입니다.
  행여 나도 주님 앞에 충실하지 못한 열매가 되면 중도에 떨어지겠구나 생각하면서, 끝까지 주님께 붙어있는 열매로 충실한 열매를 맺어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내가 맺어야할 열매는 성령의 열매,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의 열매입니다. 할렐루야 !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요15:5)